시모음

쓸모 있는 물건과 꽃피어난 존재

구구 0 130
인간은 하나의 쓸모나 용도가 아니다. 물건은 물론 용도의 가치가 있다. 누군가 그대에게 '넌 누구인가?' 하고 물으면 그대는 대답한다. '난 의사다.' 그것이 무슨 뜻인가? 그것은 사회가 그대를 의사로써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하나의 기능이지 존재가 아니다. 그것은 그대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용도다. 사회는 그대를 한 사람의 의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목수이고, 누군가는 구두 만드는 사람이다. 이것이 그대의 존재인가, 아니면 사회속에서의 하나의 용도인가? 사회는 그대를 하나의 물건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대의 용도가 더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을수록 사회는 더 많은 가치를 그대에게 부여한다. 

여기 장미꽃이 피어난다. 장미는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향기를 맡고 그 꽃을 감상할 사람들을 위해서 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 꽃피어날 뿐이다. 도의 사람은 그 스스로 꽃피어난다. 그는 장미와도 같다. 그는 하나의 용도가 아니다. 자신의 내면 존재를 자각하지 못한 사람은 언제나 하나의 물건과도 같다. 늘 상점의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다. 누군가 와서 그를 사용해 주길 기다린다. 각종 학위와 특기와 재능을 들고서 늘 소리친다. '와서 나를 사용해 주시오. 나를 하나의 물건으로 만들어 주시오. 난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이오. 나보다 더 나은 물건은 세상에 없을 것이오. 와서 나를 사용하시오!' 이것이 그대의 외침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대의 외침일 때 그대는 하나의 물건으로 전락한다.

도의 사람은 모든 특기를 떨쳐버린다. 모든 학위를 불태우고, 모든 다리를 부순다. 그래서 그 자신 속에 머문다. 그는 하나의 꽃이 된다. 이 꽃은 목적없이 피어난다. 그것은 어떤 용도가 아니다. 주위 많은 존재들이 그 꽃에게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그 꽃은 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는 그 자신의 운명을 실현한 것이다. 그때 거기 충만감이 있다.

그대 자신이 꽃피어날 때 모든 것이 좋다. 아무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격표가 붙은 채 쇼윈도 안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을 때 그대는 행복하지 않다. 물건은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만이 살아 있다. 살아 있으라. 사람이 되라. 끊임없이 남을 흉내내서는 이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대가 원숭이(흉내내는 사람, 모방하는 사람) 산에서 살고 있을 때 그대는 결코 진짜 사람이 될 수 없다. 거짓된 삶을 계속할 뿐이다. 모든 거짓, 과장, 자기 과시를 떨쳐 버리라. 그대 자신이 되라. 평범하면서 독특한. 그리하여 그대의 운명을 실현하라. 어느 누구도 그대를 위해 그것을 대신할 수 없다. 그대는 나를 흡수할 수 있지만 나를 추종할 수 없다. 난 결코 누구도 추종하지 않았다. 내게는 나 자신의 길이 있다. 그대는 그대 자신의 길을 가져야 한다. 인류 역사상  누구도 걸어 본 적이 없는, 또한 미래에도 걷지 않을 그런 자기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오쇼 라즈니쉬, 「장자, 도를 말하다」, '원숭이 산에서 일어난 일' 中  (류시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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